70대 시니어의 AI 음악 가사 만들기 도전기 - 새로운 배움의 즐거움과 솔직한 후기
늦은 나이란 없다, 인공지능에 문을 두드리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면 인공지능, 즉 AI라는 단어가 하루도 빠짐없이 나옵니다.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기술들이 이제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대신 써주며, 심지어 사람이 부르는 것 같은 멋진 노래까지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한 남의 이야기로만 여겼습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평생을 바쁘게 살아오느라 영어도 잘 모르고, 컴퓨터 자판 하나 두드리는 것도 서툰 내가 과연 그런 첨단 기술을 만져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득 '내 나이가 어때서, 나도 내 삶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한 곡쯤은 세상에 남겨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올랐습니다. 그렇게 저는 떨리는 손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AI 음악 만들기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2. 가사 구상: 반평생 함께 걸어온 부부의 세월을 담다
노래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어떤 이야기를 노랫말에 담을 것인가'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빠른 댄스 음악이나 화려한 힙합도 신나고 좋지만, 제 마음을 가장 깊게 울린 것은 역시 제 삶의 전부이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배우자와의 세월이었습니다.
반평생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참 많은 길을 함께 걸어왔습니다. 배곯지 않으려고 억척스럽게 일하던 젊은 날, 아이들을 키우며 밤잠을 설치던 날, 그리고 나란히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지금까지. 웃었던 날도 많았고 눈물 흘렸던 날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피아노 소리가 잔잔하게 흐르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 줄 한 줄 천천히 읊조리는 애잔한 한국 발라드를 머릿속에 그렸습니다. 기계가 너무 서두르지 않고, 긴 간주와 여운을 충분히 주면서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네, 당신과 함께 걸어온 길"로 시작하는 소절을 종이에 꾹꾹 눌러 적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며 가슴 벅찬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3. 좌충우돌 컴퓨터 앞에서의 실전 도전기
마음을 담은 가사를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만들어주는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수노(Suno)'라는 음악 생성 사이트를 찾아가 보았는데,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화면을 켜자마자 모르는 영어 단어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어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다행히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한국어로 번역하는 기능을 알게 되어 글자는 한글로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네이버 로그인 창과 각종 광고 화면들이 겹쳐 떠서 어디를 눌러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습니다. 주소창에 직접 영어를 입력하려다 오타가 나기도 하고, 무료로 만들어준다는 알록달록한 광고 배너를 잘못 누르기도 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라면 단 1분 만에 뚝딱 해치울 간단한 작업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판을 하나하나 돋보기안경 너머로 찾아가며 누르는 저에게는 컴퓨터 화면 자체가 거대한 미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몇 번을 헤매다 보니 눈도 침침해지고 어깨도 뻐근해져서 잠시 의자에 기대어 숨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4. 실패가 아닌 귀중한 배움의 과정
비록 첫술에 완벽한 음악 파일을 바로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저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늘 컴퓨터 앞에 앉아 씨름했던 이 몇 시간이 제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만히 앉아 옛 기억을 떠올리며 나만의 노랫말을 지어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습니다. 또한 낯설고 두렵기만 했던 인터넷 검색창과 영문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보고, 화면을 번역해 가며 새로운 기능을 만져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자신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손주나 자식들이 집에 놀러 오면, 내가 쓴 가사를 보여주며 "할머니가 이런 멋진 글을 썼으니, 여기서 노래로 한번 뽑아다오" 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멋진 이야깃거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5. 맺음말: 인생의 황혼기에 배우는 즐거움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뇌도 굳고 손도 느려져서 최신 기계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직접 겪어보니, 중요한 것은 나이나 손놀림의 속도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향해 마음을 여는 용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화면은 복잡하고 영어는 낯설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눌러보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음악이 컴퓨터 스피커를 통해 잔잔하게 울려 퍼질 날이 올 것입니다. 오늘 흘린 작은 땀방울은 제 삶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저처럼 새로운 기술 앞에서 망설이고 계신 동년배 분들이 계신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늦은 때란 결코 없으니, 두려워 말고 무엇이든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