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지면 주부들의 가장 큰 일거리 중 하나가 바로 한 해 먹을 양념거리 준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집은 식구들끼리 소소하게 먹을 풋고추 정도만 텃밭에 조금 심는 편입니다. 얼마 전 붉게 익은 고추를 몇 개 따서 바짝 말린 뒤 믹서기에 갈아두긴 했지만, 일 년 내내 찌개 끓이고 김치 담그며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지요.
그래서 산 밑에서 고추 농사를 야무지게 짓는 아는 분께 고춧가루 열 근만 부탁을 드렸습니다. 마침 어제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직접 집으로 가져다주셨네요.

1. 햇고춧가루 10근의 무게와 가격
봉지를 받아 들고 무게를 달아보니 딱 6kg가 나옵니다.
보통 시장이나 방앗간에 따라 고춧가루 한 근을 400g~500g으로 치기도 하는데, 통고추 기준 한 근(600g) 그대로 정직하게 빻아 주셔서 10근에 딱 6kg를 맞추어 주셨습니다.
구매 수량: 10근 (6kg)
구매 가격: 23만 원
비닐을 살짝 열어보니 고춧가루 때깔이 얼마나 곱고 이쁜지 모릅니다. 묵은 냄새 하나 없이 칼칼하고 향긋한 고추 향이 확 풍기는데, 붉은 빛깔만 보고 있어도 속이 다 든든하고 부자가 된 기분이 듭니다.
2. 1년 내내 빛깔과 맛이 변하지 않는 고춧가루 보관 꿀팁
이렇게 귀하게 얻은 좋은 고춧가루는 보관을 잘못하면 색이 거뭇하게 변하거나 눅눅해지기 쉽습니다. 저희 집에서 매년 써먹는 '1년 내내 처음 빛깔 그대로 먹는 보관법'을 살짝 적어봅니다.
물기 없는 마른 페트병 준비: 생수 페트병을 깨끗이 씻어 햇볕에 물기 하나 없이 바짝 말립니다.
페트병에 소분하기: 깔때기를 이용해 고춧가루를 페트병에 꾹꾹 눌러 담고 뚜껑을 꼭 닫아 공기를 완벽하게 차단합니다.
검은 비닐봉지로 빛 차단: 고춧가루는 햇빛이나 형광등 빛을 받으면 색이 누렇게 바래기 쉽습니다. 그래서 페트병 겉을 검은 비닐봉지로 한 번 더 꽁꽁 싸매줍니다.
서늘한 곳(또는 냉동/김치냉장고)에 보관: 빛이 들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면, 일 년 내내 꺼내 먹어도 갓 빻아온 것처럼 빨갛고 고운 색과 알싸한 맛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직접 농사지어 믿을 수 있는 분께 6kg나 되는 넉넉한 고춧가루를 23만 원에 들이고, 페트병에 든든하게 담아 정리해 두니 올겨울 김장부터 내년 밥상 양념 걱정까지 싹 덜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붉은 고춧가루 덕분에 올 한 해도 맛있는 밥상을 차려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