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새벽, 푸르스름한 동이 틀 무렵 거실 창가에 조용히 앉아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낙이 되었습니다.젊은 날의 우리 집은 단 한 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지요.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 성화에, 밥상 차리랴 직장 일 챙기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땐 집이란 공간이 온통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먹여 살리고 건사해야 하는 치열한 전시장' 같았습니다. 하지만 칠십의 언덕을 넘어와 가만히 돌아보니, 집이라는 공간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유일한 품이더군요. 불필요한 짐을 하나둘 덜어내고 텅 빈 공간을 마주할수록, 그 속에 무엇을 남겨야 진정 후회 없는 노년이 될까 하는 깊은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오늘은 평생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보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