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해가 길어진 요즘, 문득 거울을 보다가 가만히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나는 과연 무엇을 하며 보냈지?' 하고요.아침에 느지막이 눈을 떠서 따뜻한 커피를 내리고,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고, 가벼운 청소를 마친 뒤 소파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몇 번 들여다본 것뿐인데 벌써 창밖이 어스름한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간 날에는 묘한 초조함과 불안감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오늘도 생산적인 일 하나 하지 못했구나', '또 이렇게 무의미하게 하루를 흘려보냈구나'라며 스스로를 타박하기 바빴지요.하지만 나이가 한 살 두 살 들어가면서부터는, 우리의 삶이 언제나 치열한 전장일 수는 없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커다란 ..